국정신문

국정신문
사이트 내 전체검색


지역 / 70,90,230,70

[경기] ‘이재명發 일산대교 무료화 사태’... 행정학자들 “헌법 위반 소지, 공권력이 정책 신뢰성 훼손”

페이지 정보

순진 기자 작성일2021-11-26 18:48

본문

사전적으로 정책 결정과 합의(계약)에 문제가 없었다면, 일방적으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는 받지 마라는 식의 결정은 시장 경제의 기본인 계약 자유의 원칙 등 헌법 위반에 해당한다. 정책 신뢰성의 문제다. 무료화 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에 충분히 보상을 해줘야 한다. 나쁜 사업자로 몰고 가는 방식으로는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

[국정일보=김포=엄기철기자]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산대교 무료화 사태와 관련해, 국내 행정학자들은 일산대교 사업이 ‘민간투자’라는 국가와 지자체의 수요에 맞춰, 정당한 계약으로 진행된 만큼, 무료화를 위해서는 적법한 절차와 사업자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줄이고, 서비스 투자를 늘리는 등 정부 투자의 방향성을 바꾼 만큼, 앞으로는 민간투자사업 유치를 위해서는 ‘정책의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7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박 교수는 “사후적으로 결과가 좋은지, 나쁜지를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일산대교 정책을 추진할 당시 사전적으로 합리적 판단을 했는지, 계약 자체에 비리 등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며 “만약 문제가 없다면, 사업자를 나쁜 사업자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안된다. 실질적인 책임은 정책을 판단한 사람이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637d37804f13ddec4e4a3f7940fb483_1637920804_9372.jpg
 

◇ 일산대교, 일방적 무료화... “정부가 민자 선택했다면, 약속 지켜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마지막 결재 사안이었던 일산대교 무료화(공익처분) 조처가 20여 일 만에 없던 일이 됐다. 공익처분은 민간투자법 제47조에 따라 사회기반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민자 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한 뒤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은 일산대교㈜가 제기한 ‘일산대교 통행료 징수금지 취소’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고, 주식회사 일산대교는 지난달 27일부터 무료화 했던 일산대교 통행료를 18일 오전 0시부터 다시 징수할 계획이다. 이에 경기도와 고양·김포·파주 3개 시가 반발하고 나섰고, 일산대교 사태는 대선 정국 이 후보의 정책 신뢰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사건이 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다수의 행정 전문가들은 ‘정책의 신뢰성’을 강조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자 사업을 한거면 당연히 사업자가 유료 수입을 얻는 걸 전제로 했고, 애초에 그런 방식으로 세팅했으면 그렇게 쭉 가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SOC 개발에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직접 방식이 있을거고 민간에서 투자를 받는 민자 사업이 있는데, 정부가 세금만 가지고 충당이 안되니까 사업을 민자로 선택한 것”이라면서 “주변 다른 다리는 돈을 안내니까,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는데, 결국 선택의 문제였다. 정부가 민투를 선택했다면 그 방식으로 계속 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SOC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시설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민자 사업보다는 처음부터 정부가 직접 세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미국은 교도소도 민자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한다면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며 “공공재 성격은 기본적으로 세금 가지고 해결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16일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일산대교 요금소에서 통행료 징수 재개를 알리는 문구가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민자는 악, 공공은 선 아냐... “민주적 계약, 공권력으로 훼손 안돼”

또 일산대교 사태로 인해, 국가적인 민자 사업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산대교는 성공적인 민자 사업으로 평가받았는데, 일방적으로 무료화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천부당 만부당한 결정이다. 10점 만점 중에 1점도 주기 어렵다”며 “일산대교를 민자로 결정한 것은 다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경기도민 전체가 아닌, 일부 지역의 사람들이 사용할 것으로 판단해 유료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국민연금이 국가와 적접한 계약에 의해, 수입을 얻고 있는데 지자체가 이를 빼앗는 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이어 “자꾸 민자 유치 사업이 기존 계약과 달리 사후적으로 공권력 개입해 민주적 계약을 훼손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의 신뢰도면에서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야 상환 능력이 있으니까, 기업들이 민자 사업에 참여하지만, 예전에는 MRG 등 수익률을 보장한다해도 기업들이 한국의 민자 사업을 꺼려했다”면서 “계약 할 때와 계약 후 말이 다르면 한국의 민자 사업에 투자하기 부담스러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포 신도시 입주민들도 일산대교가 유료라는 점을 알고 입주를 했기 때문에, 정당한 요구는 아니다. 결국 그런 의견을 표로 본 정치공학적 액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계약상의 조건이 추후에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바뀐다면, 행정 일관성·신뢰성을 잃게 되고, 주민들이 요구하면 행정이 수용하는 관례가 만들어지면 행정을 수행하기 더욱 어려워지면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다”며 “일부 정치인들이 민자 개발은 마치 범죄시하고 폭리를 취하는 방식이고, 공영개발만이 선인 척 여론을 몰아 가고 있다. 두 사업 모두 장단점이 있고, 중요한 것은 처음 정책을 결정하고 계약을 할 때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 민자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흑백논리로만 문제를 풀려고 하니 더 꼬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일산대교는 고양시 법곶동과 김포시 걸포동을 연결하는 1.84㎞ 구간의 민자대교로 지난 2007년 12월 준공돼 현재 국민연금이 대주주인 일산대교(주)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업비는 1784억원(민자 1485억원, 도비 299억원)이 투입됐고, 계약 조건은 2038년 4월까지 30년 동안 최소 운영수입(MRG)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도 최소 17년 정도는 더 운영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2038년까지 최대 7000억원의 기대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2008년 개통 당시 2만1461대였던 1일 통행량은 김포 한강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가 들어서면서 2020년 기준 7만2979대로 3.4배 증가했다. 이에 경기도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1~2년 후에는 일산대교에 대한 최소 운영수입금(MRG)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 등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일산대교의 요금이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등 경기서북부 주민들의 반발을 사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이 됐다.

엄기철기자    bank6268@naver.com

@저작권자 국정일보,경찰일보외 무단전재및재배포금지


국정신문

정기간행물등록 : 서울 아 01005 | 발행/편집인 : 국정일보 주식회사 권봉길 | 등록일자 : 2009년 10월 26일 | 최초발행일자 : 2009년 10월 26일
[02636] 서울시 동대문구 한천로 2길 107, 9층 (장안동, 형인타워) | 청소년보호책임자 :
대표(02)2216-0112 | 편집국 (02)2217-1137 | 광고국 (02)2217-1102 | Fax (02)2217-1138 | E-mail : news@kookjung.co.kr
Copyright © 국정신문.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HAZONE.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